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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수술후기

수술 후기 3-2

by Lina77 2025. 4. 2.

2월 22일 토요일 (수술 후 세쨋 날)

 

새벽 5시에  또 X-ray촬영.

배액관에 고이는 핏물등은 간호사샘이 계속 체크하여 주었고...

아침에 일찍 오겠다는 아들을 며칠 동안 피곤했으니 혼자서 얼마든지 해결되니

푹 쉬고 오후에 오라고 했다.

그동안 혼자 걷기 운동 열심히 하며 복도를 구석구석 다 돌고 다른 병동까지 마실다니며

중간 중간에 있는 휴게실도 다 다녀보고...

심심해서 아래층 내려가서 실외 정원도 나가 보고...

배액관은 핏물이 잦아들고 공기가 더 이상 안나오면 뺀다고 했다.

그래도 제법 고이고 있었다.

 

아들은 오전에 축구 모임에 가서 운동하고 오후 1시경 왔다.

빨리 오겠다는 것을 혼자서 잘 하고 있으니 볼일 다 보고 오라고 했던 것이다.

간호사 샘이 자주 들러서 체크할 것 체크해 주셨고 진통제 조그만 병도 한 번씩 꽂아 주셨다.

다른 병원들 마약성 진통제 쓴다고 해서 혹시 그것 마약성 진통제냐고 물으니 전연 아니라고 했다.

 

아들과 걷기 운동하고 돌아오니 교수님이 갑자기 회진오셨다.  저녁 8시 반경이었다.

토요일이라 회진이 없는 걸로 알아서 깜짝 놀랐다.

교수님은 웃으시면서 "운동을 그렇게 많이 하세요?" 하셔서 순간

"어머나 교수님 CCTV보셨어요? 어떻게 잘 아셔요?" 하며 같이 웃었다.

 

교수님께서는 내일 흉관 빼니까 퇴원해도 된다고 하셨다.

"어머나 벌써요? 교수님 감사합니다. 교수님 최고세요!!~~"하며

나는 어린애처럼 목소리톤이 또 올라갔다.

주말인데도 일부러 회진 오신 것 같았다.

간호샘들로부터 보고되는 체크된 상황들 보시고

퇴원이 가능함을 빨리 알려 주시고자 오신 것 같았다.

아들이 쉬는 날 퇴원하는게 낫다고 생각하셔서 배려해 주신 것 같았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하루 더 있고 싶었다.

흉관 빼고 상황이 궁금했고  퇴원해서 아들집에 있는 것 보다 병원이 나을 것 같았다

어차피 주말엔 표사기도 어렵다. 예약이 안되어 있으니 갈 수도 없었다.

 

아들은 월요일은 회사업무가 중요해서 시간을 못내니 월요일 퇴원해서

 하루  쉬다가 화요일 함께 내려가자고 했다.

혼자서 얼마든지 갈수 있다고 해도 모셔 드리고 바로 올라 올거라고 했다.

사실 오랜시간 병원에 있었지만 내일 퇴원한다니 섭섭했다.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렀다.... 부산서 올라온지 벌써 1주일이나 됐던 것이다.

 

2월 23일 일요일 (수술 후 네쨋 날)

 

새벽 5시. X-ray 검사하러  혼자 배액관 달린 링겔 헹거 밀면서 2층에 내려 갔다왔다.

아직도 배액관에 핏물은 흐르고 있었다.

간호사 선생님이 이 핏물량과 공기 상태와 X-ray를 종합해서 배액관(흉관)을 뗀다고 했다.

 

어제 교수님께서 오늘 흉관 뺀다고 하셨던 것이고 여전히 나는 밥 잘먹고 그릇 싹싹 비우고

냉장고 넣어둔 과일도 내어 먹고 걷기 운동, 호흡운동 등 잘하고 있었다.

어깨운동은 기구가 있었지만 어깨가 자유롭고 굳지 않아서 할 필요가 없었다.

 

오늘은 주일.

10시에 병원 3층에 있는 방주교회 가기로 아들과 약속했다.

아들은 어제 저녁 집에서 편하게 자라고 보냈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서 인지 걷기 운동 후 잠시 쉬려고 누었다가  잠이 들어 버렸다.

그러다 눈떠보니 아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엄마가 곤히 주무셔서 교회시간 지났는데도 깨우지 않았다고 했다.

 

깜짝 놀라 나는 급히 일어나 아들과 함께 교회로 향했다.

예배 늦었다는 생각에 얼마나 맘이 급했는지 아들보다 앞서서 빠른 걸음으로

배액관 달린 행거를 밀며 미끄러지듯 갔다.

 

입구에서 헌금을 준비하고 잠깐 숨돌렸지만 급히 왔기에 심장은 심하게 뛰고 있었다.

예배실에 들어가서도 급하게 걸어와서인지 한참동안 심장이 뛰고 숨이 찼는데

 폐 수술로 인해 역시 폐활량이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무리했던 것 같다.

 

수술 전날 여기서 혼자 예배드리며 찬송부르던 생각이 났고

예전부터 다니던 교회같이 포근했다.

여자 목사님이셨는데 마르다와 마리아의 선택에 대해 설교하셨다.

 

 예수님을 대접하기 위한 일로 분주한 마르다 언니를  도우는 대신

예수님 앞에 앉아서 설교를 듣는 것을 택한 마리아를 비교하시면서

좋은 편한 택한 마리아를 칭찬하신 예수님에 관한 말씀이었다....

 

예배를 마치고 배웅하시는 목사님께서 기도해 주신다고 기도제목을 적어달라 하셔서

[김관창 교수님께 수술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었을 때

김관창 교수님께서 교회 기도 모임에서 기도대장이시라면서 기도를 많이 하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며칠 전 여기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교수님이

병든 자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치료해 주신

예수님의 마음으로 치료하시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고 하니

목사님도 너무나 기뻐하셨다.

 

점심 후 일정이 바빴다.

사실 오늘 퇴원이었지만 내일로 미룬 터였다.

배액관 빼는 간호사선생님이 오셨고 정말 힘든 일을 잘 해내 주셨다.

옆으로 누워 호흡 연습을 시키고 빼셨는데

내가 갑자기 아들에게 "사진 찍어줘~ 역사적인 장면이야!!" 했는데

아들은 간호사샘을 의식해서 사진을 찍지 않았었다..

 

배액관을 뺀 후 간호사선생님이 "교수님이 신경 많이 쓰셨네요.

배액관 뺀 곳이 흔적이 너무 적어요."하셨다 . 감사하신 교수님~

그리곤 옆으로 한참 고정자세로 누워있어야 본드가 잘 붙는다고 해서 잠깐 벌을 섰다.

몸에 달린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가니 자유로와 진짜 환자 같지 않았다.

 

곧 이어 퇴원 후의 건강한 식사에 대한 교육을 하러 영양팀에서 선생님이 오셨고

나는 책자에 밑줄을 쳐가면서메모도 해가면서 재미있게 열심히 공부했고

선생님께 칭찬도 들었다....

 

뒤 이어 폐암 수술 후 관리에 대한 교육을 위해 다른 선생님이 오셨고

수술 후의 합병증, 자가 관리에 대한 여러가지 수술 후 운동에 관한 것 ,

호흡 재활 운동에 대해 교육해 주셨다.

역시 학생이 된 기분으로 열심히 책자에 줄긋고 메모해가면서 공부했다.

 

그런데 이대 서울병원은 이렇게 오신 선생님들이 어쩌면 그리 다 미인들이시고

상냥하신지 맘이 즐거워졌다.

 간호사 선생님들도 다 예쁘고  정말 친절하고 열심히 해주셨다.

 

수고하신 간호사 선생님들께 마음을 전해야 맘 편할 것 같다고 하니

아들이 나가서 삼송빵 3박스를 사 왔다.

금방 만든 빵이라 뜨끈뜨끈했다... 통옥수수가 든 유명한 빵이라 했다.

하루 3교대 3팀이라 3박스 준비해 드렸다.

 

담당 간호사 선생님이 좀 어렸는데

넘 이쁘고 귀여운 모습으로 "넘나 맛있었다"고 해 주셨다....

여기 유명한 삼송빵집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내일  퇴원 준비를 위해 작은 캐리어를 갖고 오라하였기에 낼까지 쓸 것만 빼고 

모든 짐을 큰캐리어에 넣어 밤에 아들 갈 때 미리 보냈다.

작은 것 저거 하나야 잘 밀고 갈 수 있겠다 싶었다.

 

내일은  월요일 오전이라 회사 업무 바쁜 아들이 올 수 없기에 

혼자서 퇴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1주일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고 너무나 새로운 많은 일들을 겪었다.

 

2월 24일 월요일 ( 수술 후 다섯째 날)

 

오늘은 그동안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퇴원하는 날..

새벽 5시에  x-ray를 찍고 퇴원 준비를 위해 다시 짐정리 하고 마지막 아침식사를 맛있게 먹었다.

아침 회진을 오신 교수님. "오늘 부산 내려가시느냐"고 물으셨다.

"아니요. 오늘 아들 집에 갔다가 내일 같이 내려갑니다. 괜찮다 해도 데려다 주겠다고 하네요."

  교수님과 함께 웃으면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정말 큰수술을 부담없이 통증없이 해결하게 되어 너무나 감사했다.

 

곧 내려가 원무과 들러 퇴원 수속을 마치고 계산했는데 270만원 이었다.

5% 산정특례적용되어 1주일이 넘었는데도 예상보다 적게 나왔다.

 

그리고 검사한 자료들 모두 신청해서 받고 일부는  온톨앱에 급히 올려보았다.

간호사샘한테  퇴원 영수증 제시하고 처방약 받고  일단 모든 것이 완료되었다.

 

처음 폐암진단 받은 충격 후 4달이 지났다.

시간은 정말 시냇물처럼 빠르게 흘러 갔다.

이제 큰 산을 넘었으니 평지를 천천히 걸으가면 될 것이다 .

 

 병원 1층 로비 앞에  아들이  보내준 대기 중이던 택시를 타고

 홀가분한 맘으로 아들 집으로 향했다.